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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Ti란 무엇인가?

1. 왜 SBTi가 등장했을까?

최근 뉴스나 기사에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과 같이 야심 찬 목표를 선언하는 기업들을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수많은 선언 속에서 한 가지 근본적인 의문이 생깁니다.

"저 기업이 발표한 목표가 과연 지구 온난화를 막는 데 충분한 수준일까?"

과거에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우리는 앞으로 탄소 배출을 30% 줄이겠습니다!"라고 선언해도, 그 수치가 지구를 살리기에 정말로 충분한지, 혹은 단순히 보여주기식 약속(그린워싱)에 불과한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기준이 없었습니다.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들의 감축 목표가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막아낼 수 있는 '진짜 목표'인지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SBTi)입니다.

2. SBTi의 정체는 무엇인가?

SBTi(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우리말로는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기업이 세운 탄소 감축 목표가 최신 기후 과학에 부합하는지 깐깐하게 채점하고 통과시키는 '글로벌 과학 시험 제도'이자 검증 기관입니다.

  • 누가 만들었나요? 영국의 비영리 단체로 출발하여 현는 독립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세계자원연구소(WRI), 세계자연기금(WWF) 등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환경 및 기후 기구들이 뜻을 모아 공동으로 설립했습니다.
  • 어떤 역할을 하나요? 기업들이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고, 늦어도 2050년까지 완전한 '넷제로(Net-Zero)'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한 명확한 목표 설정 가이드라인과 도구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기업이 제출한 목표가 이 기준에 맞는지 엄격하게 심사하여 승인합니다.

결론적으로 SBTi는 현재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신뢰받는 '글로벌 탄소 감축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3. SBTi를 이해하려면 꼭 알아야 할 3가지 핵심 개념

① Scope 1·2·3

기업의 배출량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 Scope 1 (직접 배출): 회사가 소유하거나 직접 통제하는 공장의 굴뚝, 법인 차량 등에서 직접 뿜어내는 온실가스입니다.
  • Scope 2 (간접 배출): 회사가 사서 쓰는 전기나 냉난방 에너지를 발전소에서 만들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입니다.
  • Scope 3 (가치사슬 배출): 회사 울타리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간접 배출입니다. 협력업체가 부품을 만들 때, 제품을 운송할 때, 심지어 고객이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폐기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놀랍게도 대부분 기업의 탄소 배출은 Scope 3(공급망 등)에서 절반 이상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SBTi는 전체 배출량 중 Scope 3 비중이 40% 이상이라면, 반드시 Scope 3 감축 목표를 포함하여 제출하도록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②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

SBTi는 먼 미래의 말뿐인 약속을 방지하기 위해 목표를 두 단계로 나눕니다.

  • 단기 목표 (Near-term): 목표를 제출한 날로부터 5년~10년 이내에 당장 달성해야 하는 실행 목표입니다. (예: 매년 일정 비율 이상 꾸준히 감축해야 함)
  • 장기 목표 (Long-term): 늦어도 2050년 이전에 달성해야 하는 최종 '넷제로(Net-Zero)' 목표입니다.

③ 넷제로(Net-Zero)의 진짜 의미

많은 기업이 "넷제로"를 선언하지만, SBTi가 말하는 넷제로는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단순히 탄소 배출권(Carbon credits)을 돈 주고 사서 장부상으로만 배출량을 상쇄하는 방식(Offsetting)은 원칙적으로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진짜 넷제로를 인정받으려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1. 최대한 줄이기: 회사와 가치사슬 전체(Scope 1·2·3)의 배출량을 사실상 가능한 최대치(일반적으로 90% 이상)까지 철저하게 감축해야 합니다.

2. 영구적으로 제거하기 (중화, Neutralization): 도저히 줄일 수 없어 끝까지 남은 미미한 '잔여 배출량(Residual emissions)'은, 대기 중의 탄소를 직접 영구적으로 포집하고 저장하여 제거하는 기술적인 과정을 거쳐야만 최종적으로 넷제로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4. SBTi 인증 절차

SBTi 인증은 단순히 신청서 한 장 내고 "우리 탄소 줄일게요!"라고 약속한다고 받을 수 있는 타이틀이 아닙니다. 국제적인 기후 과학 기준에 맞춰 배출량을 계산하고, 철저한 검증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획득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SBTi 인증을 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5단계를 소개합니다.

1. 목표 설정 선언 (Commit) 가장 먼저, 기업은 정해진 기간 내에 SBTi 기준에 맞는 단기 또는 넷제로(Net-Zero) 감축 목표를 수립하여 제출하겠다는 '의향서'를 공식적으로 발표(Commitment)해야 합니다. 이 선언은 전 세계에 우리 회사가 과학적 탄소중립을 향해 첫발을 내디뎠음을 알리는 공식적인 출발점입니다.

2. 배출량 측정 및 목표 개발 (Develop)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는 핵심 단계입니다.

  • 측정: 온실가스 프로토콜(GHG Protocol)이라는 글로벌 기준에 따라, 회사 내부에서 발생하는 배출(Scope 1, 2)은 물론, 부품 조달부터 제품 폐기까지 가치사슬 전체에서 발생하는 배출(Scope 3)까지 숨김없이 모두 찾아내어 인벤토리를 구축해야 합니다.
  • 개발: 측정이 끝나면 SBTi가 승인한 최신 방법론과 도구를 사용하여 "앞으로 몇 년 안에, 몇 %의 탄소를 줄일 것인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감축 목표를 정교하게 모델링합니다.

3. 목표 제출 및 검증 (Submit) 목표 설계가 완료되면, SBTi 서비스 검증 포털(Validation Portal)에 공식 계정을 등록하고 준비한 목표와 데이터를 제출합니다. 이때 SBTi의 전문가들은 제출된 목표가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데 정말로 충분한지, 데이터에 오류는 없는지 매우 엄격하게 심사하고 검증합니다.

4. 승인된 목표 대중 공개 (Communicate / Announce) 혹독한 검증을 통과해 SBTi로부터 목표 승인을 받았다고 끝이 아닙니다. 기업은 승인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SBTi 웹사이트와 자사 채널을 통해 해당 목표를 대중에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합니다. 만약 6개월이 지나도록 발표하지 않으면, 뼈아프게도 이 승인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거쳐야 하는 엄격한 룰이 있습니다.

5. 매년 진행 상황 투명 보고 (Disclose / Report) 인증을 획득한 후에도 매년 성적표를 공개해야 합니다. 회사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 인벤토리를 업데이트하고, 처음에 약속한 목표 대비 현재 얼마나 탄소를 줄이고 있는지 '감축 진행 상황'을 대중에게 투명하게 보고해야 합니다. 또한, 기후 과학이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설정한 목표가 최신 기준에 부합하는지 최소 5년마다 의무적으로 재검토하고 필요시 재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5. 산업별 기준도 다를까?

IT 기업과 철강 회사가 똑같은 방법으로 탄소를 줄일 수 있을까요?"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업종마다 탄소를 배출하는 원인도,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감축 기술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SBTi는 '모두에게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세밀한 맞춤형 기준(Sector-specific guidance) 을 제시합니다.

반드시 전용 기준을 따라야 하는 산업 (의무 적용)

  • 전력 및 발전 산업: 전기를 만드는 곳은 다른 산업보다 훨씬 빨리 탄소를 줄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넷제로) 목표를 2050년이 아닌 2040년 수준으로 앞당겨서 달성해야 합니다.

  • 금융 기관: 은행이나 자산운용사는 사무실 전기만 아낀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들이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기업(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하는 배출량까지 깐깐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 산림·토지·농업 (FLAG): 식음료나 제지 산업처럼 토지와 산림 자원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일반 배출량과 별개로 'FLAG(Forest, Land and Agriculture)' 전용 감축 목표를 따로 세워야 합니다.

맞춤형 도구를 쓸 수 있는 산업 (선택 적용)

철강, 시멘트, 항공, 해운업 등 탄소 배출이 불가피하게 많은 산업군은 SBTi가 특별히 마련한 정교한 '부문별 감축 경로 도구'를 활용해 목표를 세울 수 있습니다.

현재 인증이 불가능한 산업 (승인 보류)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을 채굴하거나 판매하는 화석연료 중심 기업은 현재 SBTi 인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들을 위한 명확한 기준이 개발될 때까지 검증이 보류되어 있습니다.

6. 기업에 왜 중요한가?

이쯤 되면 "그냥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기업으로 보이기 위해 이렇게 복잡한 걸 하나요?"라는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이제 SBTi는 단순한 '마케팅용 훈장'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비즈니스 경쟁력을 좌우하는 필수 요건이 되었습니다.

  1. 글로벌 투자 유치의 프리패스: 요즘 글로벌 투자자들은 기업이 "탄소 줄이겠다"라고 말만 하는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을 극도로 경계합니다. SBTi는 투자자들에게 "우리 회사의 감축 목표는 과학적으로 꼼꼼하게 검증받았습니다"를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보증수표가 됩니다.

  2. 글로벌 공급망에서 살아남기: 애플, BMW 같은 글로벌 거대 기업들은 협력사들에게 탄소 배출량을 줄이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자신들의 Scope 3 배출량을 줄여야 하니까요!). SBTi 인증이 없다면 글로벌 대기업의 부품 공급망에서 아예 퇴출당할 수도 있는 시대입니다.

  3. 다가오는 ESG 공시 규제 대비: 최근 전 세계적으로 TCFD, IFRS S2, 유럽의 CSRD 등 환경 정보를 투명하게 밝히라는 규제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SBTi를 준비해 둔 기업은 이러한 깐깐한 국제 공시 기준에도 자연스럽게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체력을 갖추게 됩니다.

7. 탄소중립, 이제는 '말'이 아닌 '과학'입니다

과거에는 "우리 회사는 앞으로 나무를 많이 심고 플라스틱을 줄여서 탄소중립을 하겠습니다!"라는 선언만으로도 박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선언만 난무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SBTi는 기업에게 "당신들이 내놓은 목표가 정말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막아낼 만큼 충분히 과학적인가?"를 묻고 검증하는 가장 날카로운 시험대입니다.

SBTi 인증 여부는 단순히 환경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공개'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기후 과학에 맞추어 실질적이고 철저하게 배출량을 감축하고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여러분도 SBTi가 단순한 환경 캠페인이 아닌, 회사의 미래를 건 핵심 비즈니스 전략임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026년 중소기업 CBAM 대응 인프라(MRV) 구축 사업

중소벤처기업부의 「2026년 중소기업 CBAM 대응 인프라(MRV) 구축 사업」 을 통해 중소기업의 체계적인 배출량 관리 기반 구축을 지원합니다.
하나루프는 해당 사업의 수행기관으로서,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에 MRV 체계 구축 전반에 대한 통합 지원을 제공합니다.
서울특별시 관악구 봉천로 545, 서울창업센터 관악 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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